올 여름 마치 불경기를 예고하듯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미니스커트가 올 여름엔 '한뼘 초미니'로 치닫고 있다. '보일락 말락~’ 한 광고의 문구처럼 요즘 젊은 여성들의 골반에 걸쳐진 치마는 아슬아슬하기 그지없다. 어른 손바닥 한뼘 길이의 ‘초미니스커트’가 올여름 길거리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. 명동· 압구정· 홍대에서는 시원하게 다리를 드러낸 ‘초미니족’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.
21일 오후 명동은 초미니스커트 차림의 여성들이 유난히 많아 '아찔'과 '현란'의 경연장 같았다. 거리를 활보하는 여성 10명 중 서너명이 미니 스커트였다. 서울 시내 백화점에 따르면 최근 초미니스커트 열풍을 타고 역대 가장 짧은 22cm 미니스커트가 선보였다. 그야말로 한뺨 초 미니다.
전국 주요 여성복 브랜드에서 판매하는 미니스커트의 평균 길이는 24cm. 명동의 한 백화점 미니스커트 담당자는 "2007년까지는 30㎝ 제품이 주였다. 2008년에는 평균 28㎝로 줄었고, 올 여름에는 24㎝로 줄어 2년 사이 무려 6㎝가 줄어들었다”고 했다.
원피스 또한 지난해에 비해 5㎝가량 더 짧아졌다. 긴 길이의 민소매 티를 걸치고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. 마치 누가 더 짧은 것을 입었나의 전쟁을 방불케 한다. 하이힐도 대세다. 치마 길이가 짧아지니 짧은 미니에 어울리는 하이힐을 많이 신게 된다는 것. 최근의 대세는 10~18㎝ 이상으로 높아진 '킬힐(kill heel)'이다.
말 그대로 ‘죽을 만큼 힘든 높이’라는 뜻이지만 미를 추구하는 여성들은 포기할 줄 모르고 있다. 이같은 열풍의 중심에는 불황 코드가 자리잡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.'경제가 어려울수록 섹스어필할 수 있는 여성 상품이 잘 팔린다'는 속설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것. 대학생 이은영(22)씨는 “짧은 치마에 높은 구두를 신으면 스스로 어깨를 펴게 되고 자신감을 갖게 된다”고 말했다.
이애리 G마켓 패션총괄 차장은 “불황일수록 미니스커트 길이가 짧아지는 등 여성들의 패션이 더욱 과감해지고 있다"면서 " 여성들이 몸매에 자신감을 갖게 되면서 불황에 얽매이지 않는 패션을 연출하고 있다”고 말했다. 여기에 최근 몸짱 열풍이 더해지면서 올 여름 그동안 가꿔온 자신의 몸매를 드러내고자 하는 여성들의 욕구도 반영됐다는 게 이 차장의 설명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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